나의 일기장

1997년 금모으기운동. 결론부터 말하자면 금모으기 운동은 실패한 정책입니다.  정부의 주도하에 제2의 국채보상운동이라며 국민들은 너도나도 집에 있는 금붙이를 가져다가 팔았으나 실은 일종의 대국민 사기극에 불과한 것이 바로 금모으기 운동입니다. 당시 정부는 치적 쌓기에 집착하여 이 운동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며 국민들의 참여를 독려하였는데, 그 결과 전국이 금모으기 운동의 열기에 휩싸일정도로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정부는 더 나아가 수출시 부가자치세를 환급해주는 혜택까지 적용했습니다. 그러나 곧 이와같은 정책을 이용하여 부정하게 부가세를 환급받는 집단들이 생겨나게 되고 이는 결국 혈세낭비로 오염되었습니다 . 당시 부정환급된 비용만 2조원이 넘었다고 하니 대체 누구를 위한 금모으기였는지 의문이 듭니다. 하지만 그 정신만큼은 본받아야 하지 않겠느냐는 사람도 있을것입니다. 물론 국가를 위해 자신의 피같은 금붙이를 내놓는 것은 쉬운일이 아닐테니깐요.




허나 국민들이 국가에 금을 대가없이 헌납한 것은 아닙니다 국민들은 그냥 단순히 금을 가져다 돈을 받고 팔아치웠을 뿐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애국의 문제라기 보다는 어쩌면 타이밍의 문제입니다. 다만 정부가 애국심을 이용하여 그 타이밍을 살짝 조절했고 파는 사람입장에서는 뿌듯함을 얻을 수 있었으니 그런 점에서는 마케팅의 승리로도 볼 수 있겠습니다. 이와 같은 운동이 왜 감동적이어야 하는가 하는 문제는 금모으기 운동을 실제 경험한 세대들에게도 늘 그림자처럼 따라붙는 의문점입니다. 감동까지 국가의 통제에 따를 필요는 없지 않을까요? 물론 긍정적 효과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국민들은 그저 집안에 굴러다니는 금붙이를 "판매"한 것 만으로도  엄청난 애국열사라도 된 양 뿌듯해 했고 그것만으로도 국가는 하나가 되었습니다.



이런것이 가능했던 것은 정부와 매체들이 마치 금모으기 운동을 국채보상운동과도 비견될 정도로 위대한 운동인양 추켜세웠기 때문입니다다. 그러나 손익계산서를 살펴보면 그저 허탈할 따름입니다. 경제적으로만 따진다면 금모으기 운동은 국가적으로 큰 손해를 입혔고 일부 기업과 업자들만 배를 불렸습니다. 실제 총 220여톤의 금이 외국으로 수출되는 기간동안에도 우리나라는 꾸준히 금을 수입했습니다. 푼돈에 금을 팔아서 비싼값에 금을 수입하는 것은 위대한 일이라기 보다는 조금 모자란 일이 아닐까요. 정부와 기업들은 치적쌓기에만 몰두한 나머지 금의 가격에 대해서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고 오로지 빨리빨리 팔아서 수출금액을 높이고 금 수출량의 통계치를 올리기에 바빴습니다.



그 결과 국제공인조차 받지 않고 마구 금을 팔아대는 바람에 실제 가격의 30%이상을 손해봤습니다
물론 취지는 대단히 아름다웠습니다. 그러나 취지가 아름답다고 해서 그 결과까지 무조건 아름다운것도 무조건 박수를 받아야 하는것은 아닙니다. 아무리 아름다운 일이라고 해도 문제가 있다면 그대로  덮어놓는 것 보다는  정확하게 문제를 지적하고 파악해서 이를 타산지석으로 삼는것이 이성적 국민의 모습이 아닐까 싶습니다. 앞으로 다시는 이런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발전적인 방향을 모색해야 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일 것입니다. 피같은 국민의 재산을 헐값에 판 금모으기운동은 국채보상운동이라고 부르기 보다는 국부유출운동이라 불러야 맞지 않을까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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