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일기장

5.18 영화 화려한휴가 명대사 및 줄거리 2007년 김지훈 감독

역사속 한 시기의 얘기를 다루는 영화들 중 보기 전부터 가슴 먹먹해지는 영화들이 있습니다. 밝고 환한 시대를 표현하는 영화들이라면야 그 밝은 기운에 맘껏 웃으며 시간을 보낼 수 있겠지만,  암울했던 시대, 혹은 상황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면 뻔히 예상되는 아픈 결말 때문에 보기전부터 가슴이 먹먹해지는 것 같습니다.  지금도 영화 제목만 치면 금방 확인할 수 있는 포스터에는 이런 글귀가 있습니다.  '80년 5월 18일, 그날의 '작전명'(화려한 휴가) 사랑하는 사람들...끝까지 지켜주고 싶었습니다. 다만, 꿈이길 바랐습니다..' 이 부분만 보고서도 이미 먹먹한 맘은 고구마를 꾸역꾸역 밀어넣은듯 답답해지게 됩니다.




영화의 기본 줄거리는 간단합니다. 어린 시절 부모님을 잃은 형과 동생을 이야기의 중심으로 두고 있기는 하지만, 1980년 5월의 광주를 살았던 각기 다른 삶의 모습을 지닌 수많은 '소시민'들의 이야깁니다.  이러한 '평범한' 소시민 들의 이야기를 평범하지 않게 만드는건 80년 5월의 광주일겁니다. 평범하다면 평범할 수 있는 삶을 살아가던 사람들(주인공을 포함하여)이 폭도, 빨갱이라는 말을 듣게 되며 궁지에 몰리기까지의 과정은 놀랍도록 특별할게 없습니다. 



특히 시대의 아픔은 이해하나, 부모를 잃고 살아가는 동생의 평온한 삶을 위해서 위험한 일을 피하고자 하는 주인공의 삶에 끼어들게 되는 암울한 상황들은 피할래야 피할 수 없는 자연재해 같은 모습으로 다가옵니다. 평범하게 살고 싶었던 사람들의 평범치 않았던 삶과 죽음은 청산되지 못한 과거의 무게까지 더하여 참 많이 무겁게 느껴지는 영화였습니다.




이 영화를 완벽한 영화!혹은 흠잡을데 없는 영화다!라고 말하기는 힘들겁니다. 한국영화 특유의 감성을 집어 넣으려다 보니, 무리한 신파, 맥락없는 웃음의 요소, 늘어지는 스토리등이 빠지지 않고 나옵니다. 그래도 한가지 사실 만으로도 이 영화는 박수를 쳐 줄 수 밖에 없을 겁니다. 많은 드라마나 영화, 그 외의 작품들에서 직접적으로 말하기 힘들어, 에둘러 표현하던 80년 5월의 광주를 그나마 중심에 두고 얘기하고 있다는 겁니다. 단순히 하나의 얘깃거리가 아니라 이 시대를 살아가야 하는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어떤 부분들을 되짚어 볼 수 있었다는 것 만으로도 굉장히 만족스러웠던 영화였습니다. 아무쪼록 이제는 이런 영화들이 자연스럽게 많이 나올 수 있는 상황이 되길 바라봅니다. 아픈 역사지만 그 시대를 살았던 분들을 잊지 않기 위해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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