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일기장

국제시장 명대사 2014년 윤제균 감독 작품


한국판 포레스트 검프라는 말을 듣는 영화가 있습니다. 바로 윤제균 감독의 '국제시장'입니다. 국제 시장이라는 영화를 소개할때 1950년대 한국전쟁 이후 격변의 시대를 살아온 우리 시대의 아버지들에 대한 이야기라는 말을 많이 합니다.그러나 '격변'이라는 말을 넣기에는 좀 부족한 면이 있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왜냐하면 영화는 '격변'이라 불리는 시대를 표현하고는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냥 한국전쟁 이후를 가정의 위해 살던 우리 아버지들의 이야기? 이러면 너무 임팩트가 없을까요? 어쨋건 국제시장은 말도 탈도 많았던 영화 중 하나입니다. 시대를 담은 영화들은 기본적으로 색깔론을 피해갈 수는 없나 봅니다. 사실 그런 부분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시대상을 담지 못하는 영화는 관객들의 공감대를 이끌어 내지 못할 테니 말입니다. 어쨋건 간에 이 영화를 통해 우리네 아버지 시대가 살아왔던 시대의 한부분을 엿보고자 합니다. 말 그대로 '엿보는 거'라 생각합니다. 같은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이 영화 속 삶처럼 살아간 사람들도 있을테지만, 그와 다른 삶을 살아온 사람들이 분명히 있을 터이니 말입니다. 



영화는 전쟁 이후 우리시대의 역사를 한 인물, 한 가족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해서 풀어갑니다. 전쟁중 중공군의 개입으로 인해 함경북도 흥남에 살던 사람들은 피난길을 떠나게 됩니다. 이 와중에 나오는 집이 덕수네 집입니다. 안타깝게도 후퇴중 덕수는 막순을 잃어버리게 되고, 막순이를 찾기 위해 헤어진 아버지와도 이별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마지막으로 덕수에게 준 '당부'가 이 영화의 중요한 부분입니다. 덕수의 아버지는 덕수에게 가장이라는 책임을 안겨 주게 됩니다. 이후 덕수의 삶은 '가장'이라는 책임감을 떠날 수 없게 됩니다. 이 부분이 아마도 우리시대 아버지들이란 표현을 떠올리게 하는 걸겁니다. 우리 시대 부모님들은 가족을 위해 희생하는 삶을 살아온 분들이기 때문입니다. 어려웠던 삶을 자녀들에게 물려 주지 않기 위해 자신들의 인생을 일하는데 집중시켰던 아버지들 말입니다. 영화속 덕수도 그러합니다. 자신의 꿈은 보이지 않습니다. 가족들을 위해 자신의 삶을 희생합니다. 보통 사람이 살아갈때 인생의 고비라고 할만한 부분들이 옵니다. 이 가정에서 고비는 덕수의 '희생'으로만 채워지는 면이 있습니다. 그렇기에, 독일도 가고, 베트남도 가곤 합니다. 극중 그의 아내가 했던 말처럼 덕수의 인생인데 그 안에 덕수는 없는 삶인겁니다.




엄밀히 따지자면 영화에서의 덕수의 삶은 과장이 많이 됐을 수는 있습니다. 그리고 전쟁 이후의 우리 시대를 이야기 할때 정말 중요한 부분들은 빼 놓은 면이 있을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역사 영화가 아니라 상업영화라는 측면만을 놓고 본다면 이런 부분들은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아니 이해를 넘어 충분히 상업영화로서 갖춰야 할 부분들을 잘 갖췄다고 봅니다. 적당한 웃음 요소도 있고, 우리 시대의 아픔들을 다루면서 감정을 해소하는 부분들도 있기 때문입니다. 뻔히 앎에도 불구하고, 헤어진 여동생을 만나게 되는 부분은 맘 한켠 따스해 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영화의 마지막 즈음 아버지의 환영과 만나며 위로 받는 장면은 그래서 더 뭉클했던 것 같습니다. 가장의 책임을 안겨주었던 아버지의 인정. 현실의 가족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정받는건 환상속의 아버지일 수 밖에 없는 장면은 현실과 오버랩되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가정내에서 위로 받지 못하고 마치 돈버는 기계처럼 변해가는 우리 시대의 아버지들. 그래서 영화가 끝난 후  가족을 한번더 생각하게 되는것 같습니다.




영화 '국제시장'은 다른 면은 다 떠나서라도 우리가 익히 들어왔던 혹은 글로만 봐왔던 우리 아버지 할아버지 시대의 삶을 엿볼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는 영화였다 싶습니다. 한 영화에서 모든면을 다 다룰 수 없는건 분명한 사실이니 이정도로 만족할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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