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제일모직 합병을 되돌아보며

요즘 회자되는 삼성물산 제일모직 합병사태와 관련해 그때의 분위기와 더불어 꼭 합병을 했어야 했는지 ? 왜 어떻게 합병이 진행이 되었는지 그 일지를 써보려 합니다. 시간 내셔서 글을 읽으시는 분들에게 헛된 시간이 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2015년 5월 26일 아침 대문짝만한 뉴스속보가 전달되게 됩니다. 전 날 제일모직의 공장에 불이났다는 속보와 함께 다음날 아침엔 전혀 새로운 방향의 뉴스가 전달이됩니다. 삼성물산 - 제일모직 합병 결정, 아침 9시 개장이 되어야 하지만 워낙에 빅뉴스인지라 삼성물산, 제일모직은 거래상태에서 한참 시간이 지난 후에야 거래가 재개되고 그날 주가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모두 상한가로 마무리를 했습니다.

삼성물산의 기업가치가 훨씬 높고 제일모직의 기업가치는 훨씬 낮은데 제일모직이 삼성물산을 흡수합병하여 삼성물산으로 사명을 변경한다... 그때 당시에 듣기에도 정말 코메디 아닌 코메디 였습니다. 이런 상황의 내막을 알리없는 개인 투자자들은 삼성 그룹 내의 두 기업이 합병을 한다고 하니 얼씨쿠나 호재구나 하고 삼성물산 제일모직의 주식을 마구잡이로 매수한 결과 앞서 말씀 드린것처럼 그날의 마감주가는 상한가 였습니다. 코스닥의 테마주도 아닌 대형주가 상한가를 간다는 것은 쉽게 일어나지 않는 일일 뿐더러 삼성 그룹주가 상한가를 간것은 태어나도 처음 봤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팔아라라고 하는 주식의 명언을 증명하듯 (구) 삼성물산은 신고가 8만원을 경신하고 빠지기 시작했습니다. 이유는 여기저기서 터져나오는 두 기업의 합병은 사기합병이나 다름없다는 논리와 함께 합병 비율이 문제가 되었씁니다.

1 : 0.35

이 숫자의 비밀은 아래서 밝히겠습니다.

2014년 12월 18일에 상장한 제일모직의 당시 주가는 173,500원 이었고

건설분야, 상사분야 대한민국을 주도하는 대표기업 삼성물산의 주가는 66,300원

당시 언론을 통해 밝혀진 삼성물산의 자산가치는 13조 였습니다.

그리고 합병공시를 통해 밝혔던 회사의 자산 총계를 보면

삼성물산은 26조 1556억원인데 반해 제일모직은 8조 1833억원 입니다.

저 합병비율은 제일모직이 1 삼성물산이 0.35 라는 이야기 입니다.

권리금 주고 가게에 입점해서 멀쩡히 장사하고 세금 잘 내면서 연매출 50억에 달하는 가게로 키워냈는데 어느날 갑자기 노점이 들어와서 내 장사를 방해하고 우리 손님 다 깎아먹고 그렇게 배를 키워서 그 노점의 연매출이 1억이 되는날 난 내년에 연매출 100억을 달성할테니 내 노점과 동업합시다. 대신 수입은 7:3으로 나눠야 하오 내가 7이오 라고 하는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아니 제일모직이 더 사기꾼 같았습니다.

결과론적으로는 결국 합병이 됐습니다. 이후에 다룰 엘리엇 헤지펀드와 본인이 소액주주연대를 결집해서 주주총회에서 위임장대결을 펼쳐보려 했지만 졌습니다. 이후 국민연금과 관련된 이야기도 나오니 연재글 잘 읽어주세요.

애초에 삼성에서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지배구조를 위한 합병을 구상했다는것을 반증하는 증거가 삼성물산이 건설분야에서 밥먹듯 하던 수주를 따내지 못하고 매출은 금감, 주가는 하락하기 시작 했습니다.

시가총액만을 가지고 합병 비율을 책정한 것인데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비율을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삼성 그룹의 지배구조에 대해서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순환출자 방식으로 삼성전자를 경영했는데 이재용은 삼성전자의 지분도 턱없이 부족하고 삼성전자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삼성물산의 지분도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이재용은 그 당시 삼성전자에서 0.57%만을 가지고는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을 발휘할수 없었기 때문에 본인이 상당수 지분을 보유한 제일모직을 이용해 삼성물산과 합병, 삼성물산을 통해 삼성전자, 삼성생명에 대한 지배를 강화 하기 위해 합병을 강행합니다.